오래 살진 않았지만 이때까지 살면서 내가 피부로 느낀 것들을 적어보았다.
1. 서열을 매기지 않는다. 남 눈치를 정말 안 본다.
일단 대학부터 레벨이 없다. 난 이 말이 오기 전까지 이해가 안 됐는데 독일인들에게 좋은 대학 = 집에서 가까운 대학이다. 왜냐면 회사들도 대학을 졸업했는지랑 어떤 전공인지만 보고 어떤 대학인지는 전혀 안 보기 때문.
직업 선택에 있어서 기준점도 우리랑 전혀 다르다. 우리는 좋은 직장 = 복지 + 연봉 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여긴 둘 다 아니다. 이건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단 복지는 어떤 직장을 가도 독일 법 때문에 복지가 안 좋을 수가 없다. 어떤 회사를 가도 우리나라 공무원보다 편하게 일한다(가끔 보면 일을 하긴 하는건가 싶다). 대신 세금을 엄청나게 많이 때서(1인 가구 약 50%) 직업 간 연봉의 갭(?)이란 게 크지 않다. 진짜 전문직 아닌 이상 다 비슷한 듯하다. 그래서 결론은 독일인들에게 좋은 직장 = 집 근처 + 자기 적성 맞는 것.
2. 극악의 실용주의
일단 거리를 나가면 우리나라랑 정말 대비되는 게 웨건이랑 유틸리티 차가 그렇게 많다. 그 쉽게 말하면 세단인데 뒤쪽만 뚱뚱한 녀석들. 궁금해서 어학원 선생님한테 물어봤는데 외관보다 뒤에 짐을 더 많이 싣는 게 중요하단다. 아, 물론 거의 벤츠, BMW, 아우디가 일반 서민차다. 그다음으로는 포르쉐가 흔하게(?) 볼 수 있는 브랜드다.
또 자전거는 진짜 굴러가기만 할 수 있는 애들이 98%다. 100만원 넘어가는 로드 보면 사람들이 우와~~~~ 거리면서 괜히 말 거다. 자전거를 모르는 사람들은 100만원이면 그 정도 반응 나올만하지 않나? 싶겠지만 우리나라는 1000만원대의 프로 선수용을 타는 일반인 분들도 정말 많다. 일단 100만원대면 입문급 취급을 받는다...
3. 업무는 자기 마음대로
정확성의 나라. 문서의 왕국. 이게 독일의 별명 중에 하난데
아니다. 절대 아니다.
같은 일처리를 하려고 시관공서를 가면 만나는 공무원이 10명이면 10명 전부 요구하는 문서, 처리 결과가 다르다. 똑같이 유학 준비 비자를 신청해도 요구하는 추가 문서가 다르고, 나오는 기간도 다르다. 심지어 모든 조건이 충족되어도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독일은 절대 정확성의 나라가 아니다. 케바케의 나라다.
4.Open Relationship 많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서로 썸인 상태의 연인이 할 거 다 하고 지내도 여자가 '사귀자'라고 직접 동의를 안 한 상태라면 다른 괜찮은 남자와 자보는 거에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처음 왔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썸 타던 여자가 그래서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의미 없는 것...
아, 사귀고 나서도 서로 동의하에 다른 사람 만나는 경우도 많다.
5. 가끔 감동을 준다
내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평소에 워낙 칠칠맞은지라 물건을 많이 흘리고 다닌다. 독일에 와서도 헬스장에서 운동하다가 휴대폰을 그대로 두고 오는 경우도 2번 있었고, 한 번은 지갑을 그냥 잃어버린 적도 있었다. 그런데 헬스장에서는 사람들이 직접 나를 찾아주거나, 직원에게 맡겨 둔 적이 있었다. 지갑 같은 경우는 경찰이 아예 집까지 와서 초인종을 누르고 돌려줬다. 내용물은 모두 그대로였다. 처음 정착할 때 업무 처리가 너어어어어어무 느려서(은행 계좌 개설하는데 3달 걸렸다) 정말 실망 많이 했는데, 내 마음을 풀어 준 사건들이랄까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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