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유럽에까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Corona! Corona!' 하면서 소리 지르고 도망치는 건 일상이구요. 버스를 타면 모세의 기적이 열립니다. 폴라티를 끌어당겨 코까지 덮는 할머니도 봤고, 버스에 내리면서 '코로나 타임!'하고 도망치는 10대들도 있었구요. 사람을 보는 시선이 아니네요. 특히나 기분 나쁜 건 10대 여자애들이 곁눈질로 친구들에게 재 보라는 식으로 고개 까딱 거릴 때 정말 화납니다... 유럽에 올 때만 해도 인종차별을 당하면 경찰을 불러서 제대로 대응하자 다짐했는데 하루에 한 번씩 당하는 상황이라 매번 중지만 날리고 마네요.
워낙 시골이라 아시안이 정말 없는 곳인 탓에 사람들 시선은 원래 몰리긴 했어도 코로나가 확산되기 전까지는 많이 친절했거든요. 슈퍼마켓을 가도 웃으면서 말 걸어주고, 헬스장에서도 적지 않게 친구를 사귀었는데 확 바뀐 시선이 적응이 안됩니다. 헬스장 친구는 눈인사도 피하더라구요.
이런 상황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항상 웃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식료품을 사러 가는 것 제외하고는 최대한 집에서 머무르고 있어요. 그래도 한 번 나가면 고개 빳빳이 치켜들고, 내가 뭐 했는데? 의료 시스템, 교육 수준 어느 하나 꿀리지 않는 한국에서 온 한국인이다 이것들아! 하면서 당당하게 걷습니다. 쭈그러져 있을 때 보다 당당하게 걸을 때가 인종차별이 덜 하더라구요. 해외 생활하는 모든 분들 별 탈 없길 바랍니다.
'독일 생활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 개발자) 요즘 독일에서의 근황 (4) | 2022.06.01 |
---|---|
독일 유학 일상 - 독일이란 어떤 나라인가? 실제로 살면서 느낀 것들 (0) | 2020.04.22 |
블로그 노출되기까지 얼마나 걸리는 걸까 (0) | 2020.04.07 |
독일 유학 일상: 코로나 이후에도 한동안 유럽 여행 오지 마세요. (0) | 2020.03.29 |
독일 유학 일상: 코로나가 불러 올 인종차별은 훨씬 더 심각하다 (0) | 2020.03.26 |
댓글